[사연뉴스] 알바생과 사장님은 왜 항상 삐걱거리는 걸까요?

입력 2018-07-01 16:32

알바생과 사장님은 어떤 관계일까요? 고용인과 피고용인, ‘갑’과‘을’이라는 게 다수의 생각일 겁니다. 그래서 몹시 껄끄럽고 부담스러운 사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온라인상에는 알바생을 함부로 대하는 사장을 고발하는 내용이 자주 올라옵니다. 갑질을 당했다는 거죠. 사장들도 할 말이 많습니다. 알바생이 근무를 태만히 하고 제멋대로 굴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한탄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사장님과 알바생. 처음부터 충돌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사건은 사소한 불신이 쌓이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러한 갈등은 일방적인 해고나 무단 결근을 넘어서 월급을 10원짜리 동전으로 주거나 그런 사장 고발하는 일로 비화되기도 합니다. 구인구직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알바생들은 월급 밀리는 사장보다 무시하는 사장을 최악으로 꼽았습니다. 사장님들은 일이 서툰 알바보다 불성실한 알바를 최악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알바생과 사장님은 관계는 항상 삐걱거리기만 할까요? 세상이 팍팍해지다보니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되서 그렇지 성실한 알바생을 칭찬하는 사장님과 장사가 잘 안되는 사장님을 걱정하는 알바생의 글도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지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년 동안 일했던 주말 알바 그만둔대서”라는 제목으로 사장이 글을 올렸습니다. 이달에 그만 두는 대학생 알바생에게 퇴직금과 선물을 줄 생각이라며 네티즌들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는 “워낙 성실한 친구여서 앞으로도 쭉 챙겨주고 싶은 친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또 장사가 안돼 죽을 맛인 사장이 진상 고객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알바생의 호소도 화제가 됐습니다. 고객 아이 잘못으로 가게 물품이 망가졌는데 변상받지 못한 처지에 놓였다며 조언을 구했는데요. 알바생은 “12시에 문을 열면 3시쯤 개시할 정도로 최악인데, 이런 일까지 벌어져 우리 사장님이 힘들어 하신다”고 했습니다. 안타까워 하는 알바생의 마음에서 사장의 평소 태도가 읽힙니다.

알바생과 사장님 사이가 앞선 두 사연처럼 각별하면 좋겠지요. 그러나 사무적인 관계이거나 갈등이 내재된 경우가 더 많습니다. 구인구직사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로의 노고를 알아줄 때’ 동질감을 가장 높게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노고를 알아준다’는 것은 서로 존중한다는 뜻일 걸 겁니다. 이미 모두 답을 알고 있는데 잘 안될 뿐입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