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 태풍 ‘쁘라삐룬’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 지역은 2일 오후부터 태풍 영향권에 들 전망이며, 3일에는 전국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많은 비를 뿌리고 있는 가운데 태풍 영향까지 겹쳐 다음주 내내 전국이 ‘물폭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의 신’ 쁘라삐룬, 2일 밤 제주 상륙할듯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쁘라삐룬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2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2일 오전에는 서귀포 남쪽 약 500㎞ 해상까지 이동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쁘라삐룬이 2일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제주 부근을 지나 3일 오전부터는 전남 여수 등 남해안 지역으로 상륙한 다음, 3일밤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쁘라삐룬은 중심기압 985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27m의 중형 태풍이다. 태국어로 ‘비의 신’이라는 뜻이다. 세력은 크지 않지만 2012년 태풍 ‘산바’ 이후 6년만에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다만 기상청은 쁘라삐룬이 제주 해상까지 북상했을 때 세력이 최대로 커졌다가 육지에 상륙한 이후부터는 점차 세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쁘라삐룬은 바닷물 온도가 낮은 동해상을 지나면서 에너지가 떨어져 4일 오후쯤에는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열대해상으로부터 많은 수증기를 가지고 북상했기 때문에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지역에 따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장마전선에 태풍 영향까지…전국 곳곳 ‘물폭탄’
지난달 26일부터 활성화된 장마전선은 남북을 오르내리며 전국 곳곳에 폭우를 뿌리고 있다. 특히 쁘라삐룬 북상으로 태풍 북쪽에서 수증기가 유입돼 중부지방과 호남지역에 걸쳐있던 장마전선이 더 활성화되는 모양새다.
1일 오후 1시50분 현재 전북 부안·군산, 전남 구례·영광·보성·신안군 등지에 호우 특보가 발효중이며, 시간당 30㎜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전북 임실·순창을 비롯해 강원도와 경북, 경기, 충북 일부 지역에도 호우주의보가 발효중이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은 장마전선이 정체하면서 서울·경기도와 강원 영서지방은 시간당 50㎜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4일을 전후해 쁘라삐룬 영향권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엔 장마전선이 재활성화돼 지역별로 폭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일에는 충남과 남부지방, 6일에는 전남과 경남, 7일에는 제주도에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물러나면 북상했던 장마전선이 이동할 것”이라며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가 불안정해져 지역에 따라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