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산사(山寺) 7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세계유산위원회(WHC)는 30일(현지시간)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이 신청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등재로 한국은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 포함된 산사는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로 총 7곳이다. WHC는 이 산사들에 대해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의 지속성,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세계유산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기준’(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또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 계획 등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통도사는 선덕여왕 15년(646년)에 창건됐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자장율사가 643년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 사리와 금실을 넣고 짠 베로 만든 가사, 대장경을 봉안해 창건했다고 기록돼있다.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15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부석사는 의상대사가 676년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와 지은 절이다. 한국 전통 건축의 백미로 손꼽히는 고려시대 건축물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있다. 산사의 이름은 무량수전 서쪽에 있는 바위가 아래 바위와 붙지 않고 떠 있다는 데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봉정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알려진 국보 제15호 ‘극락전’(極樂殿)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의상대사의 10대 제자 중 한명인 능인대사가 7세기 후반쯤 창건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법주사는 553년 의신조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기록은 조선시대 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 적혀있다. 국내 최고 오층 목탑인 ‘팔상전’(捌相殿)이 자리 잡고 있다. 팔상전은 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사명대사가 1624년 복원했다.
마곡사는 선덕여왕 9년(640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나, 관련 기록은 고서에 따라 저마다 차이를 보인다. 수많은 승려 화가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며, 백범 김구 선생이 출가했던 사찰로 알려져 있다. 영산전(보물 800호), 대웅보전(보물 801호) 등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선암사는 진흥왕 3년(529년) 혹은 헌강왕 5년(875년)에 세워졌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정유재란 당시 건물이 모두 불타 지금의 모습은 1824년에 갖춰졌다. 중심건물인 대웅전(보물 1311호)도 같은 해 재건됐다.
대흥사의 창건 시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하나 진흥왕 5년(544년)에 지어졌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임진왜란 승병장인 서산대사가 관리를 맡으며 크게 번창했다. 이곳의 대웅보전 현판 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도 유명하다. 국보 제308호인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을 보유하고 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