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가 에딘손 카바니의 활약에 힘입어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에 안착했다.
우루과이는 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카바니의 멀티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우루과이는 ‘카바니가 골을 넣은 월드컵 경기에서 반드시 패한다’는 징크스가 있었지만 이번 경기로 카바니는 자신의 징크스를 스스로 깨뜨리며 팀의 ‘승리 부적’이 됐다.
러시아와 조별리그에서 1골을 기록한 카바니는 포르투갈 전에서도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반 7분 왼쪽 측면에서 수아레스가 올려준 크로스를 카바니가 헤딩 슈팅으로 포르투갈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아레스와 카바니 영혼의 투톱이 만든 합작품이었다.
후반 10분 페페의 동점골로 포르투갈이 기세를 올리자 카바니가 또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후반 17분 감아차는 슈팅으로 포르투갈 골망을 흔들면서 다시 앞서갔다. 카바니가 추가골을 터트리며 상승세를 타던 포르투갈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카바니의 진가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발휘됐다. 카바니는 특유의 활동량과 전방 압박으로 포르투갈 수비진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며 뛰어난 움직임을 보였다.
카바니는 후반 29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남은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 사이 포르투갈의 공세가 거세지고 몇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우루과이 선수들은 끝까지 단단한 수비라인을 유지하며 카바니가 안겨준 리드를 지켜냈다. 경기가 끝난 순간, 벤치에 앉아있던 카바니는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카바니는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가졌지만 소속팀에서나 대표팀에서나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 선수였다. 우루과이 대표팀에서는 루이스 수아레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고, 파리생제르맹에는 세계 최고 몸값의 사나이 네이마르가 있었다. 그동안 월드컵과 코파아메리카 등 메이저대회에서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도 그의 이름이 가려진데 한몫 했다.
하지만 카바니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만큼은 주인공으로 우뚝 서게 됐다. 팀 동료 수아레스와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뛰어넘는 활약으로 우루과이를 8강에 올려놨다.
경기 후 FIFA는 경기 최우수선수(MOM·Man of the match)로 카바니를 선정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