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세계 팬들이 기대했던 이들의 맞대결 역시 무산됐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3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16강 본선 토너먼트에서 혈투 끝에 프랑스에게 3대4로 패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메시는 중앙까지 내려와 공격을 조율하며 2개의 도움을 기록하는 등 분전했다. 하지만 킬리안 음바페를 앞세운 프랑스의 빠른 속도를 당해내지 못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우리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가졌고 그렇게 찬란한 경력을 가진 선수를 제대로 이용할 상황을 집단으로 만들어야 했다”며 메시를 활용하지 못한 것을 패인으로 꼽았다.
이어진 호날두의 포르투갈 역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에게 1대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호날두는 우루과이의 디에고 고딘과 호세 히메네스, 두 센터백 듀오의 ‘철벽 수비’ 앞에 발이 꽁꽁 묶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고딘과 히메네스는 도합 클리어링 16회를 기록하는 등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소속 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함께 발을 맞췄던 이 둘의 호흡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우루과이의 막강한 수비 앞에서도 호날두는 끝까지 골을 넣기 위해 분전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호날두와 메시는 현대 축구를 양분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다. 매년 세계 최고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개인상인 발롱도르를 각각 5번씩 수상해 최다 수상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각각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맞대결도 숱하게 펼치며 라이벌 구도를 이어왔지만 세계 최대 축구 축제인 월드컵에서는 한 번도 대결한 적이 없었다. 이날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가 승리했다면 8강에서 그들의 만남이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메시와 호날두는 이미 30대를 넘어섰다. 다음 월드컵인 2022년 카타르 대회 때는 나란히 30대 중반을 넘어 사실상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정상의 위치에서 치루는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세계 최고의 라이벌인 이 둘의 대결을 월드컵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볼 기회가 무산되자 많은 팬들이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