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당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3선에 성공한 오규석(59) 기장군수는 2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군민들의 행복을 위해 초심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의 선거 풍토로 볼 때 무소속 출마자의 당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오 군수는 ‘여당 광풍’을 잠재우고 2010년부터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 비결에 대해 오 군수는 “밤낮 열심히 뛰어다닌 진정성을 16만2000명 군민이 인정해 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돈키호테’, ‘선비’, ‘임꺽정’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다. “주민들의 민원해결을 위해 물불을 안 가린다(돈키호테), 청렴하다(선비), 힘없는 계층을 돕는다(임꺽정)”며 주민들이 붙여 주었다.
이를 입증하듯 오 군수는 인터뷰가 예정된 이날도 오전 5시부터 호우경보로 침수가 우려되는 기장시장과 장안읍 등 현장을 둘러본 뒤 장화를 신은 채 집무실로 돌아왔다.
오 군수는 2010년부터 운영 중인 ‘민원을 잠재우지 않는 365일 야간군수실’을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주말에도 운영되는 야간군수실에 접수된 민원은 반드시 현장확인을 거쳐 해결한다.
그동안 1만9000여명이 이용하면서 행안부 우수사례, 지자체 생산성 대상, 대한민국 도시대상, 국무총리상 등 인정을 받았다.
오 군수는 최소의 선거비용을 지출했다. 이번 선거 비용으로 3342만원을 지출했다. 공보물과 명함, 포스터, 플래카드, 회계책임자 인건비 등이다. 유세차도, 선거운동원도, 선거사무실도 없었다.
그는 취임식도 취소했다. 또 군수 업무추진비도 ‘0원’으로 책정했다.
오 군수는 군정 최우선 과제로 ‘애자일(Agile) 프로젝트’를 꼽았다. 기업들이 발빠른 변화를 위해 추진하는 ‘애자일’기법을 도입해 주민들의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행정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오시리아관광단지, 파워반도체와 중입자 가속기, 장안 핵의과학산업단지 사업 등에 이 프로젝트를 적용키로 했다.
그는 “행정의 효율성·경제성·생산성을 극대화 시켜 ‘기장발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정치권에 강력한 정책변화도 촉구했다.
기초선거(기초의원·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가 그것이다. 정당공천제는 주민보다 정당과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의 하수인 역할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오 군수는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는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