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아시안컵까지 사령탑 이어가나? 시작된 축구협회의 ‘고민’

입력 2018-06-29 07:28 수정 2018-07-08 08:28
사진 =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뉴시스

아쉽게도 한국에게 허용된 2018 러시아월드컵의 시간은 단 14일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신태용 대표팀 감독의 임기 역시 끝났다. 대한축구협회는 재계약을 할지, 아니면 계약 만료를 선언하고 새로운 감독은 선임할지 선택을 해야 한다. 신 감독의 거취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F조 3차전에서 독일을 2대0으로 꺾었다. 비록 같은 시간 펼쳐진 멕시코-스웨덴 경기에서 스웨덴이 3대0 대승을 거두며 1%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FIFA(국제 축구 연맹)랭킹 1위에 빛나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무너뜨렸다는 부분에서 체면치레를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부진했던 1, 2차전의 치욕을 씻어낼 수 있는 드라마틱한 결말이었다.

독일에게 승리를 거두기 이전까지 최근 아쉬웠던 평가전 경기력에 월드컵의 뼈아픈 연패까지 더해져 대표팀을 향한 국민적 질타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 결과에 따른 책임 역시 신 감독의 몫이었다. 극적인 독일전 승리로 이러한 비난여론이 조금은 잠잠해졌지만 아직까지 16강 진출 실패에 따른 책임을 신 감독에게 물어야한다는 분위기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대표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음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대표팀에겐 당장 약 6개월후 곧바로 다음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다.

6개월. 새로운 감독이 부임해 지휘봉을 잡고 자신의 축구 철학과 전술적 역량을 발휘하기엔 불가능한 시간이다. 외국 감독을 선임할 경우 부임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상당하다. 선수들의 개개인 역량과 스타일을 파악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 축구의 비전과 장기 플랜을 실행할 수 있을 만한 인물을 곧바로 찾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는 장기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다. 외국 감독이든 국내 감독이든 선임 후에는 4년 동안 무조건 맡겨야 한다. 그래야 자기 색깔을 낼 수 있다”며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협회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모든 것은 월드컵이 열리는 4년 계획을 주기로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신 감독이 아시안컵에서도 사령탑을 잡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축구협회는 앞서 감독의 거취 문제를 두고 항상 여론의 눈치를 보며 고민해왔다. ‘연임’과 ‘선임’을 둔 축구협회의 눈치보기가 또다시 시작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