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열면 싸움만 커지는 한국당

입력 2018-06-28 19:46 수정 2018-06-29 00:39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놓고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은 비대위 구성과 후반기 원(院)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28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시작부터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의총을 거듭할수록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초·재선과 중진 의원들이 사분오열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차라리 당을 해체하는 편이 낫겠다”는 말도 나온다.

김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열린 의총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과도기적인 당 체제와 국회 운영에 대해 의총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여러분과 충분한 교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추진에 대해 일각에서 독단적인 당 운영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곧이어 초·재선을 중심으로 김 권한대행의 당 운영과 바른정당 복당파들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당 지도부가 의총을 비공개로 전환하려 하자 초·재선 의원들은 “원내 협상 관련 사안만 비공개로 하자”며 공개발언을 이어갔다. 마이크를 잡은 재선의 정용기 의원은 “지난 21일 의총에서 김 권한대행 비판 발언을 했더니 22일 새벽 김 권한대행이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도 민망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 권한대행은 이미 신뢰를 상실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초선의 성일종 의원은 김 권한대행의 비대위 추진에 대해 “가족이 동의해야 수술을 할 텐데 환자나 가족도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수술하러 오겠느냐”고 비꼬았다. 성 의원은 “이미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이 탈당했다. 이제 당내 유일 계파인 복당파를 대신해 김무성 의원이 탈당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반면 김영우 의원 등 복당파 의원들은 “‘누구는 나가라’ 식으로 말하자면 끝이 없다”며 김 권한대행과 김무성 의원을 옹호했다. 초선 곽대훈 의원은 “지혜를 나눠줘야 할 중진 의원들이 오히려 당을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었다”며 ‘중진 책임론’을 제기했다.

한국당 비대위구성준비위는 다음 주 말까지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5∼6배수로 압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홍이 계속되면서 비대위 구성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선 심우삼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