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출범 이틀 만인 28일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 일당 4명과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된 변호사 2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김씨도 전격 소환조사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와 공범 ‘서유기’ 박모씨, ‘둘리’ 우모씨, ‘솔본아르타’ 양모씨가 수감된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압수수색하고 각종 서신과 메모 등을 확보했다.
댓글 조작에 연루된 변호사 2명의 자택과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변호사 중 한 사람은 김씨가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 청탁을 한 도모(61) 변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직접 면담한 적도 있다. 도 변호사와 다른 변호사 모두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 회원으로 김씨와 공모해 댓글 조작 행위에 깊이 개입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를 받고 있다.
변호사 둘은 앞서 경찰 수사에서 입건되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경찰 조사 내용을 분석해 보니 이들이 댓글 조작에 깊이 관여했다는 혐의가 드러나 입건했다”며 “경찰이 왜 입건을 하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부실수사를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앞으로 특검 수사가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자료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두 변호사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수감 중인 김씨를 소환조사해 밤늦게까지 김 당선자를 접촉한 경위와 인사 청탁 과정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김씨는 변호인을 대동하지 않고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으며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특검에 상세히 진술할 것이냐’는 질문에만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특검팀 조사에는 협조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예상보다 빨리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수사가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이 경찰 자료를 바탕으로 변호사 2명을 새로 입건한 것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