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으로 굴러떨어진 홍준표 ‘채무제로’ 표지석

입력 2018-06-28 17:37
뉴시스


경상남도 도청에 남아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흔적이 또 하나 사라졌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 김영만 상임대표와 관계자들은 28일 창원시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던 표지석을 땅에 파묻었다. ‘채무제로 기념식수’가 철거된지 하루 만이다.

경남도는 전날 잎이 누렇게 변하고 뿌리가 전혀 내리지 않아 고사 판정을 받은 나무를 뽑아 냈다. 하지만 표지석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남겨둘 예정이었다. 가로 90㎝, 세로 60㎝ 크기의 표지석에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1일. 경남도지사 홍준표’라고 새겨져 있다.

그러나 경남운동본부는 이날 “말라죽은 나무를 뽑는 것보다는 홍 전 지사의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흔적이 남아 있는 표지석이 더 문제”라며 “철거하려면 나무와 표지석을 같이 철거해야 하는 것이 완전한 철거”라고 주장하며 직접 표지석을 땅에 묻겠다고 나섰다.

이들이 표지석 앞 땅을 파려하자 경남도 공무원들이 나와 땅을 파지 못하게 막아서면서 20여분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몸싸움 과정에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왜 공무원들이 업무 시간에 일은 하지 않고 이런 일에 나서느냐”고 호통을 치면서 “채무제로 달성은 여러 차례 밝혔 듯이 무상급식 중단으로 아이들의 밥값을 빼앗고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 폐쇄, 시·군 보조금 삭감, 성평등기금 등 각종 기금 전용 등으로 만든 ‘허구’이며 그의 악정을 총집합시킨 결정체이기 때문에 마땅히 기념표지석은 제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랑이 끝에 표지석 앞에 구덩이가 파이자 표지석은 그대로 앞으로 굴러떨어져 땅속에 처박혔다. 경남운동본부 회원들은 그대로 흙을 덮고 표지석이 있던 자리에 ‘홍준표의 채무제로 나무는 탐관오리의 셀프 공덕비’라는 팻말이 자리했다.

경남운동본부는 이후 회견문에서 “홍준표의 채무제로 기념표지석이 영원히 햇빛을 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두 번 다시 홍준표와 같은 정치인이 경남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청 관계자는 “표지석을 훼손하는 것은 도청 내 공공물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법적 검토와 함께 원상복구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