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골문 비운 노이어에 “배우러 온나… 가르쳐 줄게”

입력 2018-06-28 14:20 수정 2018-06-28 16:17
김병지 전 축구 국가대표 페이스북 캡처

김병지 전 축구 국가대표가 한국이 독일에 2대 0으로 완승을 거둔 것에 대해 “기적 같은 드라마를 썼다”고 평가했다.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에 대해서는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병지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골키퍼 조현우가 마지막 보루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면서 “김영권의 협력 수비가 빛났고, 미드필드의 압박 수비가 좋았고, 독일의 강점인 측면 공격수들의 그림자 역할들을 완전히 다 지워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멕시코 때도 아쉬웠지만 더 아쉬운 건 스웨덴전”이라며 “스타트에서 스웨덴을 잡으면 가능성이 있다는 계획이 맞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키퍼 후배엔 조현우에 대해서는 “이번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 고생을 희망으로 바꾼 선수”라고 칭찬했다. 또 “아마 조현우는 정말 미친 선방을 해야만 팀을 살릴 수 있는 생각을 했을 거다”라면서 “6개월 전까지만 해도 3순위였지만 이후 몇 차례 평가전에서 좋은 선방을 보여줬고 마지막까지 경쟁을 통해 하루 전날 조현우에 대한 낙점을 확실하게 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27일 오후 5시(현지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에 2대 0으로 승리했다. 김영권이 후반 48분에 선제골을, 손흥민이 후반 51분에 쐐기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골은 노이어가 골문을 비운 상황에서 나왔다. 한국에 1점을 내준 뒤 독일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리자 노이어는 하프라인을 넘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이때 주세종이 노이어의 골을 빼앗아 손흥민에게 패스했고 추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김병지는 이에 “옛날의 제 모습이 생각났다. 저는 그래도 공 뺏기고 나갔다가 그 볼을 다시 뺏었다”며 “(노이어가) 좀 더 배워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러시아 월드컵으로 본 노이어, 김병지 따라쟁이”라며 “오늘부터 드리블 연습 좀 해라. 헤딩은 그다음에 배우러 온나. 가르쳐 줄게”라고 적었다.

한국은 세계 최강 독일을 꺾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조 멕시코가 스웨덴에 3대 0으로 대패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16강 진출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독일을 2골 이상 차로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승리해야 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결과적으로 16강에 못 올라 아쉽다”면서도 “독일을 이겨 한 줄기 희망을 본 것 같다. 앞으로 발전할 부분이 생겼다”고 자평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