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8개국이 독일 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 ‘라이프라인’에 탔던 난민 232명을 분산 수용하기로 했다. 이 배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리비아 연안에서 200여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구조한 뒤 유럽에 들어오려 했으나, 몰타와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하며 정처 없이 망망대해에 머물렀다. EU 회원국들 역시 난민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탓이다.
‘라이프라인’은 엿새 만에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 입항하게 됐다.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27일 수도 발레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라이프라인’이 오늘 저녁 우리 해안에 도착할 것”이라며 “몰타를 포함해 이탈리아, 프랑스, 룩셈부르크, 네덜라드, 포르투갈, 아일랜드, 벨기에 등 총 8개국이 ‘라이프라인’에 탑승한 난민들을 분산 수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상황은 특별한 것으로, 향후 구조된 난민을 처리하는 기준으로 여겨질 수 없다”면서 “난민들이 (각국에) 배분되고 나면, 이 배는 압수돼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유사한 일이 발생할 경우 난민 구조선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추측된다. 몰타 정부는 EU 다른 회원국들이 ‘라이프라인’의 난민을 분담해 데려가는 조건으로 이 배를 자국에 받아들이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난민구조선을 운영하는 구호단체인 ‘미션 라이프라인’은 “입항이 계속 늦어지면 배에 타고 있는 난민들의 상당수가 뱃멀미를 겪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될 것”이라며 “리비아로 돌아가게 되면 난민들이 폭행, 고문, 강간 등에 직면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들을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넘기는 것은 제네바협약 위반이다. 우리는 국제법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