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감기몸살로 27일 일정 전면취소…주치의 “주말까지 휴식 권고한 상태”

입력 2018-06-27 22: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감기몸살로 인해 예정된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문 대통령이 오후 2시부터 예정돼 있던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을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했고, 이후 오후 3시부터 예정된 규제개혁 점검회의는 나중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행사 모두 (상대 측과) 협의가 돼서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예정됐던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앞두고 청와대 하위 여러 부처는 사전자료를 전날 취재진에 전달하고 관련 설명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규제개혁 점검회의가 돌연 취소된 이유로 “(회의 내용이) 민간 눈높이에서 봤을 때 미흡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정 연기를 건의했다”며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 출입 기자단 일부에서는 ‘와병설’ ‘북한접촉설’ 등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한접촉설’이 제기되는 이유는, 문 대통령이 지난 5월26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 있고 난 이틀 뒤인 5월28일에 “앞으로도 (2차 남북정상회담과) 유사한 회담 방식이 있을 수 있다”며 청와대 참모들에게 “수시 남북정상회담에 대비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당시 2차 남북정상회담은 일정 공개 없이 진행된 뒤 사후 브리핑만 열려 ‘깜깜이 회담 해놓고 정부 발표만 믿으라는 거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네티즌 일부는 정부 활동이 투명하지 않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여타 선진국들은 공식 홈페이지나 언론 등을 통해 정상급 인사의 활동을 분단위로 투명하게 공개하는데, 이번 사태에서 청와대 대응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통령의 24시간도 공개하겠다. 대통령의 일과가 국민들께 투명하게 보고되도록 하겠다”며 국정 운영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있냐는 물음에 “저는 자주 뵀다”라고 답하면서 “오늘 판문점에 가는 일은 절대 없으니 안심하라”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언론 등에서 여러 의혹이 지속되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15분 춘추관에서 추가 브리핑을 진행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몸살감기에 걸렸다”면서 “청와대 주치의는 대통령께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권고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 “이에 따라 이번 주 일정은 취소 및 연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러시아에서 귀국한 뒤 공개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25일에 예정된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도 주재하지 않았고, 26일에 예정된 부산 UN기념공원 추모식 행사에도 불참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