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의 주행거리를 조작해 팔아치우거나 해외에 수출한 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자동차 계기판을 조작한 혐의(자동차관리법위반 등)로 조작기술자 A씨(52)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를 판매한 B씨(33) 등 6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달 인천시 중고차 수출단지에서 2006년식 승용차의 주행거리를 23만㎞에서 6만7000㎞로 조작하는 등 117대의 계기판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고차 수출업자인 B씨 등 5명은 이를 리비아 등 외국으로 수출했다.
또다른 조작 기술자 C씨(48)는 2015년 11월쯤 25만원에 중고차 매매상의 의뢰를 접수, 2014년식 SUV 차량의 주행거리를 11만km에서 1000km로 조작해줬다. 이 같은 수법으로 C씨는 2013년부터 4년간 240대를 조작해 26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계기판을 분리해 ‘진단기’라는 기기를 연결해 주행거리를 조작하고 다시 조립하는 수법인 ‘꺾기’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시간은 차량 1대당 10분도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청 관계자는 “자동차의 연식에 비해 지나치게 주행거리가 적은 차량은 주행거리 조작을 의심할 수 있다”며 “중고차를 구입하기 전 차량등록증이나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 등에서 주행거리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