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페이스북 정치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히고 조지훈 시인의 ‘낙화’를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홍 전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로 시작되는 ‘낙화’를 게시하고 연이어 “페이스북 정치는 지난주로 끝내고 앞으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낙화’는 꽃이 떨어지는 장면에서 느끼는 삶의 무상감과 비애를 나타낸 시다. 시는 살아있는 것이 그 생을 다했을 때 그것이 대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의식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시에서 화자는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꽃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자신의 삶에 가득한 외로움을 느끼고, 모든 것들의 기쁨과 목숨이 부질없음을 깨닫는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지난 1년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이념에도 충실하지 못하고 치열한 문제의식도 없는 뻔뻔한 집단으로 손가락질 받으면 그 정당의 미래는 없다”며 당 내 이념과 동지적 결속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가장 본질적인 혁신은 인적 청산이다. 겉으로 잘못을 외쳐본들 떠나간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이 말로 페이스북 정치는 끝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6·13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으로 홍 전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고 소속 의원들이 ‘반성문’을 SNS에 게시하는 등 충격에 휩싸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여러 차례 진행된 야권 인사 회합에서는 향후 주자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야권연대론, 당 해체론 등 여러 주장만 나왔을 뿐 정계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모아지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중앙당을 해체하고 당 이름을 바꾸겠다는 등의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일부 중진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고 ‘김성태 사퇴론’까지 꺼내들면서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한편 홍 전 대표는 지난 2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는 이유로 변호사 개업 신고를 제출했다. 지난 24일에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는데, 이날 그는 당내 갈등을 겪고 있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을 향해 “내가 나가면 당 지지율이 오른다고 친박들이 말했는데 당 지지율이 오르는가 한 번 보자”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