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목을 친다’ 메모 언급 “모임에 나도 있었다”

입력 2018-06-27 13:39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한 장제원 의원이 친박계 핵심 의원을 저격한, 이른바 ‘박성중 메모’ 파동을 언급했다. 26일 KBS 시사프로그램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서다.

장 의원은 논란의 발단이 된 복당파 모임에 자신도 참석했지만 ‘목을 친다’와 같은 과격한 발언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 (모임에) 참석했던 의원들에게 전화를 해봤다”면서 “다들 목을 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 모임에서 ‘친박·비박이 어디 있느냐. 우리 국민이 볼 때는 다 똑같아 보인다. 어떻게 희생할 것인가에 대해서 의논하는 게 맞다’고 얘기했다”며 “이 메모가 정말 잘못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진의 파악을 위해 박 의원이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됐으니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은 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19일 “우리 당 의원 휴대폰에 ‘친박핵심 김진태 등등 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고 적혀 있는 것이 사진으로 찍혀 공개됐다”며 “잘못하면 당이 해체될 판인데 계파싸움으로 당권 잡아서 뭐하겠다고 저럴까”라고 적었다.

김 의원이 첨부한 사진 상단에는 ‘현안회의(2018.6.19)’라고 적힌 문구와 ‘중앙당 슬림화’ ‘친박·비박 싸움 격화’ ‘탈당파(복당파) 비난’ ‘친박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찬우, 김진태 등등’ ‘세력화가 필요하다→적으로 본다/목을 친다!’와 같은 내용이 차례로 쓰여 있었다.

박 의원은 “복당파 의원 10여명이 19일 오전 7시30분부터 9시까지 조찬 모임을 가졌고, 그 안에서 의원들이 발언한 예상 시나리오의 요지만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목을 친다’라는 문구에 대해서는 “우리 쪽에서 친박을 그렇게 할 것처럼 알려졌는데 전혀 반대”라면서 친박이 복당파의 목을 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청와대 수석 개편 관련 한국당의 논평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한국당은 청와대의 신임 경제·일자리 수석비서관 인사에 대해 “이번 인사가 어려운 한국 경제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진행을 맡은 김원장 앵커가 “조금 달라지시는 것인가. 예전에는 이런 논평을 하지 않았다”고 묻자 장 의원은 “내가 이 자리에 나와 집권당에 충고하는 스타일을 바꾸자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런 쪽으로 가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한 한국당 중진의원 5명에 대해서는 “이 분들이 차기 당대표나 원내대표에 꿈이 있는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이 현재 자동 승계된 권한대행을 물러가라고 하는 것이 과연 진정성 있는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 “저희 초·재선 의원들이 4시간 마라톤 회의를 하면서 중진 다섯 분과는 생각이 같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면서 “3선 의원들도 중진 의원들의 권한대행 흔들기는 좀 맞지 않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