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테타 군인·협상가·지일파…JP 별세에 엇갈리는 외신 평가

입력 2018-06-27 13:38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015년 휠체어에 앉은 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고개를 숙여 조문하고 있다.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별세에 주요 외신들도 주목했다. 고인의 굴곡진 정치 이력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전 총리는 수십 년간 한국 정치를 장악해 온 ‘3김(三金)’ 중 마지막 인물이었다” 며 “고집이 강했던 나머지 두 명과 달리 유연하고 재치있는 거래의 달인이었다” 고 평가했다.

이어 “김 전 총리는 국회의원으로 9번이나 선출됐고 4개의 정당을 만들었으며 총리를 두 번이나 맡은 최초의 인물이었다”며 “원조 ‘킹메이커’이자 ‘영원한 이인자’였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뉴욕타임스와 사뭇 다른 논조다. AP는 “김 전 총리는 박정희를 1961년 권좌에 앉힌 쿠데타의 핵심 인물이었다” 며 “박 전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뒤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이끌었다”고 전했다.

독일 DPA 통신도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이었던 한국의 김 전 총리가 92세를 일기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김 전 총리와 일본의 관계에 주목하는 언론도 많았다. 프랑스 AFP통신은 “김 전 총리는 한국을 식민 통치했던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1960년대 중반에 비밀 협상을 하면서 분노에 찬 항의 물결을 촉발시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도 김 전 총리의 한일 외교 이력을 부각했다.

교도 통신은 “김 전 총리가 한일 국교정상화로 이어지는 비밀합의를 타결했고 한일의원연맹의 초대 회장을 역임한 한국 정계의 대표적인 지일파였다”고 밝혔다.

마이니치 신문은 “김 전 총리가 김대중 정권하에 한국에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하는 한일 공동선언을 막후에서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23일 향년 92세로 생을 마감했고 오늘 유족들과 정계 인사들이 영결식을 치렀다.

손민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