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떠나는 청와대 수석 3명이 소감을 말했고, 떠나보내는 장 실장의 소회가 있었다.
장 실장은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흔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자기 방식으로 (수석 인사를) 해석하지만 여러분은 결코 책임을 지고 떠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이어 “새로운 동력을 만들기 위해 떠나는 것이고, 새로운 변화의 시작과 새로운 추진력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실장은 “만남과 헤어짐, 정부 정책의 부침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대통령의 비서, 국민의 비서로 청와대에 들어왔다”며 “훗날 역사가 국민의 힘으로 만든 정부가 세상을 바꿨다는 결과를 역사가 기록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언론들이 홍 수석과 반 수석 교체를 ‘경질’이라고 해석한 것에 대한 일종의 반론이며, 소득주도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계속하겠다는 의사 피력으로 보인다.
장 실장의 ‘비감’ 어린 소회에 앞서 떠나는 수석들도 간단한 소감을 말했다.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은 “지난 1년 극적인 상황이 많이 벌어졌다. 그 한가운데서 일을 했고, 경험하게 된 게 행운이었다”며 “이런 기회 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리며, 나가서도 보답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장식 일자리수석은 “지난 10년간 최저임금,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등 많은 논의들이 있었다. 그러나 말만 많았지 착수하지는 못했다”며 “이번 정부에서야 착수했다”고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강조했다. 반 수석은 “소방, 경찰, 사회복지 서비스도 지난 1년간 개선에 착수했다는 부분은 보람이 있었다”며 “다만 국민들이 삶이 달라지는 것을 체감하는 게 중요한데, 그 짐을 남겨두고 가게 돼서 대단히 죄송하다. 제가 회의 때 좀 졸리게 보고해왔는데 늘 경청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홍장표 경제수석은 “반장식 수석과 같은 날 들어와서 같은 날 손잡고 나가게 됐다”며 “지난 1년 정부 정책의 일대 대전환이 일어났다. 그동안 학자로서 주장하던 내용이 중요정책으로 자리 잡아 무한한 영광으로 느낀다. 그동안 입이 있어도 말하기 조심스러웠는데 이제 재갈이 풀렸다. 앞으로는 자유롭게 주장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저에 비하면 여러분은 창창한 나이다. 일흔 넘어 청와대 들어올 일 있으니 그동안 몸 관리 잘하라”고 격려했다. 정의용 실장은 72세로, 71세에 청와대에 들어왔다.
김 대변인은 “분위기는 화기애애, 유캐했고, 쿨했다”며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모두 새롭게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