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 인프라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자로의 가동 여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2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판독해 26일(현지시간) 이 같이 발표했다.
38노스는 “5MW(메가와트) 원자로의 2차 냉각 시스템 개선 작업은 외견상으로 완료된 것처럼 보인다”며 “다만 지금 시점에서 원자로의 가동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위성사진 상으로 배출구를 통해 냉각수가 나오는 게 관찰된다”면서도 “원자로가 완전가동 될 때보단 소량이기 때문에 이 냉각수는 잔여 방사능의 열기를 식히는 용도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38노스는 또 “실험용 경수로(ELWR) 가동을 위한 기반 시설 공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가동에 들어갔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실험용 경수로 근처의 4층짜리 연구진용 사무동은 외견상 공사가 완료됐고, 실험용 경수로와 사무동을 연결하는 콘크리트 진입로도 새로 만들어졌다”며 “용도를 알 수 없는 푸른색 지붕의 가로 30m·세로 15m의 작은 빌딩이 주변에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이 작은 빌딩은 방사화학실험실 일대에 들어선 건물과도 유사한 형태로 파악됐다. 방사화학실은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곳이다. 38노스는 방사화학실험실의 운영 상태도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38노스는 “영변 시설에서 진행되는 인프라 작업은 북한의 비핵화 선언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평양에서 특정한 지시가 내려 질 때까지는 평상시처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