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봉하마을, 폭우 속을…” 밀회 날짜 공방에 김부선 팬카페 글 재조명

입력 2018-06-27 07:59 수정 2018-06-27 08:08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 측과 배우 김부선씨의 ‘밀회 날짜 공방’ 관련,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공지영 작가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공 작가는 이 당선인 측이 김씨와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후보를 고발한 26일 “날짜 헷갈린 것을 ‘가짜뉴스 대책반’ 시켜 고발케, 참 꼼꼼하신 분이군요”라며 한 네티즌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이 네티즌은 “김씨로부터 전해 들은 정보에 따르면 이 당선인이 김씨에게 전화한 날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 전날인, 전국적으로 비가 엄청 오던 2009년 7월 9일이었다”면서 “영결식 전날인 5월 28일에는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함께 MBC 봉고 차량을 타고 갔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밀회를 했다는 특정 날짜를 말한 적이 없으나 의욕이 넘쳤던 김 후보는 너무 나갔다”며 “김씨와 이 당선인의 관계는 수사과정에서 은폐하지만 않는다면 누구 말이 맞는지 확실히 드러날 것이라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 측 가짜뉴스대책단(대책단)은 이날 김 전 후보와 김씨를 공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다. 대책단은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후보는 2009년 5월 22일부터 24일 사이 비가 온 날 이 당선인이 서울 성동구 옥수동 김씨 집에서 밀회를 가졌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23일부터 노 전 대통령 영결식이 있던 29일까지 서울에서 비가 온 날은 23일뿐이었고 김씨는 이날과 다음 날인 24일 제주 우도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조문을 갔고 24일~29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분향소를 지켰다”고도 했다.

김씨는 이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나는 2009년 5월 22일~24일이라고 날짜를 특정한 적 없다. 비가 엄청 오는 날 노 전 대통령을 뵈러 봉하에 가는 길이라 했다”며 “나는 노 전 대통령을 향해 지지자들이 하는 정신적인 추모 행위 일체를 ‘영결식’이라고 이해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문제가 되는 ‘비가 엄청 오는 날’도 나는 봉하로 향했고 성남을 지나가며 분명히 이 당선인과 통화했다. 그리고 봉하에 내려가 기자도 만났고 숙소를 못 잡아 차 안에서 1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장에 담긴 내용은 그가 과거 자신의 공식 팬카페에 게시한 글에도 등장한다. 김씨는 2009년 7월 19일 “봉하마을 9일 오후 2시, 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폭우 속을 달려갔는데 마을 근처 차 안에서 새벽 1시쯤 나 혼자 잠들면서 얼마나 무섭고 외롭던지. 비가 엄청 와서 왠지 더 슬펐을터”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글 아래 댓글에는 “한남대교 막 건너는데 딸한테 전화가 왔다. 폭우로 통화가 힘들어 갓길에 잠시 세웠는데 딸이 ‘봉하마을 조문도 다녀왔는데 가지마’라고 했다. 그래서 제가 ‘딸 엄마 외로워’라고 했다”고 적었다.

김씨가 팬카페에 게시한 글. 김씨 팬카페 캡처

김씨 주장대로라면 그는 노 전 대통령 49재 하루 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가며 이 당선인과 통화를 했다. 이 당선인은 김씨에게 ‘옥수동 아파트에서 만나자’라고 했고, 김씨는 이를 거부했다. 또 대책단 기자회견대로라면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에는 이 당선인만 봉하마을에 있었다. 이 기간 김씨는 제주에 있었으며 이 당선인은 노 전 대통령 영결식 때까지 성남시의 한 분향소를 지켰다. 김씨는 영결식 전날에 봉하마을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이같은 내용에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김씨가 과거 이 당선인을 향해 “가짜 총각아 2009년 5월 22일 어디 있었느냐. 내게 또 전화해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 왜 가냐고 또 만나자고 했다”고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에 “과거 날짜를 헷갈렸던 적은 있으나 이후 특정한 적은 없다. 날짜를 헷갈렸다고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씨가 과거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씨 페이스북 캡처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