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인원 파악 못한 부원건설에 종합병원 없는 세종시

입력 2018-06-27 07:06

세종특별자치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소방관 2명도 유독가스를 마시고 병원에 실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공사인 부원건설은 제대로 된 작업명단을 파악하지 못해 구조 작업을 어렵게 했다. 게다 세종시엔 중환자를 치료할 종합병원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환자를 이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10분쯤 세종시 새롬동 행정중심복합도시 2-2 생활권 H1블럭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이날 오후 6시47분에 꺼졌고 이 불로 현재까지 건설현장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그중 3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 절반 가량은 중국인 근로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사망자 1명과 부상자 14명까지 총 15명이 중국인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한 중국대사관은 부총영사 등 3명을 현장으로 보내 사망자와 부상자 신원파악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세종시에 중환자를 치료할 종합병원이 없어 부상자들을 대전, 천안, 청주 등으로 옮겼다. 현재까지 세종시에 제대로 된 의료시설이 갖춰진 병원은 없는 상태다. 내년 말 완공될 ‘세종 충남대병원’이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조사 결과 근로자들은 이날 지하층에서 에폭시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근로자는 내부에서 페인트 작업을 병행했다. 내부에 가연성 단열재가 많아 연기로 인한 부상자가 많았다.

불이 나자 세종을 비롯한 대전, 공주, 청주 등 인근 소방대원 200여명, 소방차 49대가 투입됐지만 화재 발생지인 지하에 유독가스가 극심해 진화에 애를 먹었다. 또 공사가 진행 중인 건물이어서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화재진압이 더뎠다.

시공사인 부원건설 측은 이날 근로자 169명을 투입해 작업했다고 소방당국에 진술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투입 인원을 수차례 바꿔 소방당국이 부상자와 구조자 명단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확보한 CCTV 영상 등을 면밀히 분석 중이며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28일 오전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큰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다음날 감식을 하지만 이번엔 불이난 아파트 지하에 매캐한 연기가 가득 차 바로 감식하는 게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편 부원건설은 2016년 12월 한신공영과 제일풍경채, 한화건설 등과 함께 세종시 2-4생활권 주상복합용지 설계공모에 당선됐다.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LH) 세종특별본부의 주상복합용지 설계공모에서 P2 구역의 최종 당선 건설사로 선정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