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가 “오늘 꼭 말해야 잠 잘 것 같다”며 한 말

입력 2018-06-27 05:05
'다스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동차부품업체 다스가 BBK 투자자문의 김경준씨에게서 떼인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 받는 소송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경준은 아직도 반성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검찰은 다스의 실소유주 이 전 대통령이 투자금 반환 소송 당시 ‘원금 외 이자까지 받아내라’고 주문할 정도로 소송 과정을 직접 챙겼다고 봤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 말미에 직접 마이크를 잡고 검찰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재판이 관심 둘 만한 것이냐”고 되물으면서 “140억원을 받으면 받고 못 받으면 못 받는 것이지 그게 무슨 대단한 재판인 것처럼, 그거 아니면 회사가 망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관심을 갖겠느냐”고 지적했다.

'다스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공개적으로 말하고 싶었지만, 다스 소송을 이렇게 말하는 게 책잡힐까 싶어서 말을 못하고 있었다”며 “검찰 증거만 보면 대통령을 한 5년간 다스 일만 한 것 같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씨를 언급하면서는 “(김씨) 부모님 한 분은 권사고, 한 분은 장로라면서 날 찾아와 아들·딸을 둘 다 변호사 만들었다길래 감동적으로 들었다”면서 “한국에 와서 첫 투자금융을 시작한다고 해서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며 첫 만남을 이야기했다.

이어 “나중에 무슨 문제가 생겼고 김씨가 ‘금감원에 BBK 잘 봐달라고 얘기해줄 수 있느냐’고 하길래 ‘못 한다’고 했더니 정색을 하며 ‘당신과 나는 이 시간부터 같이 안 한다’고 했다”면서 김씨와 사이가 나빠진 이유도 설명했다.

아울러 “젊은 사람이 한국에 와서 새로운 분야를 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국 사기였다”면서 “‘법으로 다스려야겠다. 이런 식으로 한국에서 못 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BBK 말도 못 붙이게 했다”고 주장했다.

'다스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젊은 사람이 지금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생각 없이 계속 저렇게 해서 답답한 마음에 말한다”며 “이 말을 꼭 하고 가야 오늘 잠을 잘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달에도 법률 대리인을 통해 보도자료를 내 “BBK와 다스 실소유자는 이 전 대통령”이라며 “한국 입국금지를 해제해주면 BBK 등과 관련해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