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컵에 ‘여혐’ 코드라니?…위드컵 “광고 수정할 것”

입력 2018-06-26 17:06 수정 2018-06-26 17:07
위드컵 광고 중 빨간 동그라미가 논란이 되는 지점 (사진=페이스북)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생리컵 ‘위드컵’의 광고물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사측은 이를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위드컵은 버스·지하철 광고에 ‘새로운 발견’이라는 문구와 함께 전구가 생리컵과 겹쳐진 이미지를 사용했다. 일각에선 한때 성행했던 여성혐오 용어인 ‘X전깨(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의 신체 부위에 전구를 넣고 깨버린다는 뜻의 은어)’를 연상시킨다며 비판하고 있다. 삽입형 위생용품 광고에 전구 사진을 넣은 게 경솔했다는 주장이다.

사진=트위터

동물실험·부당 마켓팅 의혹 등에 이번 광고 논란이 더해져 ‘위드컵 불매운동’의 불씨가 커지자 위드컵 제조회사 엔티온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엔티온은 “생리컵이 새로운 형식의 생리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해당 디자인은 엔티온 자체 창작물이 아니라 외부 광고업체가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광고를 수정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원래 1달간 게시될 예정이었던 해당 광고는 3~4일 내에 새롭게 변경될 예정이다.

한국여성정책위원회 이수연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온·오프라인상에서 혐오 용어가 무분별하게 발화되니 수용자는 일상생활에서 이를 연상할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이 특정 단어나 이미지에서 불쾌함을 느낄 만큼 혐오표현이 만연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엔티온은 앞서 논란이 됐던 ▲여성제품회사의 대표 전원이 남성이라는 점 ▲동물 실험 실시 의혹 등에 대해선 지난 19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위드컵은 여성 전문 컨설턴트들의 자문을 토대로 만든 제품이며 식약처 허가를 받기 위해 미량의 독성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동물실험이 필요했다”고 입장문을 게시했다.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계정(소셜 미디어 가상계정)을 통한 부당 마켓팅’ 의혹에 관해선 “디지털 마켓팅을 따로 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손민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