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출신’ 이철성 경찰청장 30일 퇴임…37년간 걸어온 그의 행보

입력 2018-06-26 16:29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경찰 내 최고 계급인 치안총감에 이르기까지 조직 내 모든 계급을 거친 이철성 경찰청장이 30일부로 정년퇴임한다. 법적 임기는 8월까지지만 정년을 맞아 임기보다 2개월 앞서 퇴직하게 됐다.

이 청장은 1982년 순경으로 경찰조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청와대 101경비단에서 경사로 근무하던 중 89년 간부후보생 37기로 재임용되면서 경위 계급을 어깨에 달았다. 이후 치안총감에 이르기까지 그는 경찰 조직 내 전 계급의 요직을 두루 거친 유일한 인물로 꼽혔다. 정년 퇴임을 하게 된 첫 경찰청장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뀌면 경찰청장도 바뀌는 게 그동안의 관행이었다.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됐던 이 청장은 그러나 정권 교체 이후에도 자리를 지켰다. 그는 ‘정권 교체 후 중도사퇴하지 않은 첫 경찰청장’이라는 타이틀까지 달게 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아가 고(故) 박종철 열사를 추모하고, 고 백남기 농민 유족에게 거듭 사과하기도 했다. 경찰 조직에 인권 존중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청장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년 퇴직을 하는 첫 번째 청장이 됐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조직에서도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큰 탈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 현장 직원들과 경찰청 참모들, 언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만, 오랫동안 일을 쉬지 않고 해온만큼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제빵과 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 청장이 30일 퇴임하면서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민갑룡 차장이 당분간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이진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