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61명의 예멘인이 제주도에 몰려 들어왔다. 이중 남성 504명, 여성 45명을 포함한 549명이 난민 지위 인정 신청을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브로커를 통한 가짜 난민 입국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여론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난민 브로커’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페이스북 계정이 발견됐고, 이들은 해당 계정을 통해 제주도로 가는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브로커로 추정되는 이가 올린 글에는 “제주도를 통해 한국에 입국하자. 나이는 30세 이상이어야 하고 공장에서 일할 수 있다”면서 받게 될 월급의 금액과 숙소·식대까지 제공한다고 적었다. 이어 제주에 입국한 뒤의 행동요령도 상세하게 적었다. 그는 “제주도에 입국해서 25일 동안 버틴다. 그렇게 해서 난민 카드를 받으면 제주도를 떠나 서울로 갈 수 있다”면서 “난민 카드를 받으려면 비행기 표 값, 숙소 예약, 난민 카드 발급비용 등을 브로커에게 내야 한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메일로 자기 인적 사항과 신청서를 작성해서 보내라. 즉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예멘인들이 입국 전 페이스북 페이지(게시판)를 통해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게시판은 외부인이 볼 수 없는 비공개 페이지로 예멘인 등 1600여 명이 가입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인 A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멘을 떠나 말레이시아에 머물 때부터 ‘Yemen refugees in Jeju(제주의 예멘 난민)’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가입해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말레이시아에 머물던 20~30대 예멘 남성이 많이 가입했다”며 “말레이시아에서 나를 돕는 사람을 만나 제주로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페이지에는 ‘수도권 공장에서 근무할 경우 원하는 임금을 받기 위해선 초과 근무를 해야 한다’는 등의 취업 관련 내용이 올라왔으며, 질문을 올리면 브로커가 메신저 등으로 개별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가 더 논란이 됐던 이유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난민 브로커를 조사해달라’는 글이 올라온 뒤 비공개로 바뀌었다 점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예멘인들이 정보 공유를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만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