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행동 “정정보도는 미투 고발자 2차가해” 김태훈측 “근거 없는 얘기”

입력 2018-06-26 15:29 수정 2018-06-26 17:53
사진=뉴시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이하 연극인행동)이 제자 성폭력 의혹 가해자로 지목된 김태훈 전 세종대 교수 측의 주장을 그대로 실은 언론 보도를 ‘2차 가해’로 규정하고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이에 김 전 교수 측은 연극인행동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연극인행동과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현재 일부 매체에서 (김 전 교수의 성폭력 의혹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문이라는 형태의 기사를 내고 있다. 김 전 교수의 범죄 사실이 거짓인 것처럼 오해될 수 있게 보도되고 있다”며 “‘가족에게 사과한다’는 표현은 성범죄 사건 보도가 오보였던 것으로 사람들을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범죄자가 밟는 전형적인 피해자 공격 프레임에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며 “변호사가 작성한 정정보도문을 문구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실은 일부 언론을 보며 이들의 언론정신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정보도문은 김 전 교수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이런 보도행태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고발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사실을 언론은 명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김 전 교수의 주장을 실은 매체에 정정보도 및 세종대 진상조사·징계 과정에 대한 후속보도를 요청했다.

반면 김 전 교수 측은 이와 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전 교수 측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녹취와 증언 등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언론매체에 정정보도를 요구했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범죄 사실’ ‘2차가해’라는 말을 운운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전 교수는 복수의 언론 매체에 성폭력 의혹 보도에 대한 정정을 요청하면서 폭로자의 주장이 사실 무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교수는 의혹이 제기된 지난 2월에도 세종대 교수직을 자진 사퇴하면서 “도의적 책임에 통감하지만 성추행은 없었다”고 했다.

한편 연극인행동은 같은 게시글을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징계 결정을 앞둔 학교 측의 진상조사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들은 “김 전 교수의 의혹은 세종대 성폭력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미투 고발자 2명은 학교 측의 안내에 따라 조사에 응하며 자료를 제출했다”며 “지난 4월 3일 학교 측으로부터 진상조사 결과 징계 사유로 판단 돼 인사위원회에 안건을 회부한다는 연락을 받고 학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