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해 “요즘 정치 안 하고 철학하시는 거냐”며 “본인 인생을 돌아보고 말고는 각자가 알아서 하는 일이고, 시민의 입장에서 정치인들이 바른 정치행위를 하고 있는가를 늘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씨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 발언에 대해 “정치인이 해야 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의 분별력을 잃었다”면서 “어떻게 정치적 의견을 드러내는 시민들에게 ‘당신의 삶을 돌아봐라’ 이런 말을 하느냐. 정치인이 시민의 위에 서서 지도하고 이끈다는 유신시대 생각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황씨는 23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별세하자 페이스북 글을 통해 “거물 정치인이라 하나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며 “실패한 인생이었다”고 일갈했다. 이어 “김종필은 총으로 권력을 찬탈했고, 독재권력의 2인자로서 호의호식했다”며 “민주주의를 훼손한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말라”고도 했다. 김 전 총리에 대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와 관련해서도 “이런 식이면 전두환이 죽어도 훈장줘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JP 키즈’로 불리는 이 전 총리는 25일 같은 라디오방송 인터뷰를 통해 “(훈장 추서에)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본인이 인생을 어떻게 살았나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이라며 “인간은 누구나 다 공과(功過)가 있게 마련인데 우리는 남의 공에 너무 인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말도 일리는 있지만 1인당 GDP가 100불 되는 나라에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룬 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하면서도 그 산업화를 이룬 장본인, 주역인 JP를 그렇게까지 깎아내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황씨는 정부가 김 전 총리에게 훈장을 추서한 데 대해 “사실 박정희와 김종필의 후배라고 할 수 있는 전두환이 집권했을 때도 얼마나 많은 부정축재를 했기에 김종필의 뒤를 털어서 200억원이 넘는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돈이 나왔다”면서 “자기 일신상의 욕심으로 정치를 한 사람이지 그 정도의 사람한테 어떻게 국가가 훈장을 수여할 수 있느냐. 시민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