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군 2만명 수장, 핏빛으로 물들었던 화천저수지… 유해 발굴 시작되나

입력 2018-06-26 11:18


중공군 2만4000여 명이 강원도 화천군 파로호(옛 화천저수지)에 수장됐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북한이 미군유해를 송환하기로 결정하는 등 평화 제스처를 보이는 것처럼 한국도 중공군 유해를 발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225일 공개한 ‘미 제9군단 지휘보고서’에 따르면 1951년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화천 파로호 인근에서 2만4141명의 중공군이 사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들의 시신 대다수가 파로호에 수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라면서 “당시 국군 장병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마어마한 숫자가 물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증언도 있다. 6사단 7연대 2대대 6중대장으로 참전했던 김달육씨는 “화천 저수지 일대가 시체 썩는 냄새로 진동했다”며 “파로호가 핏빛으로 물들어 시신이 둥둥 떠다녔다”고 회고했다.

한·중 우호단체는 수장된 중공군의 유해를 발굴·송환하고 위령탑을 세우는 등 전사자 추모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로호에 수장된 중공군의 유해발굴·송환 주장을 처음 제기한 허장환 한중국제우호연락평화촉진회 공동대표는 “유해발굴과 송환, 위령탑 건립은 진정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며 “서로에게 쌓인 원한을 풀고 진정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더 나아가 냉전의 산물인 비무장지대 유해발굴과 함께 파로호에서 발굴된 유해를 안치해 세계적인 국립묘지로 조성하는 것도 냉전 종식의 상징이 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