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핵심 경제라인 교체… 소득주도 성장론 유지하되 방법론 바꾸겠다는 의미

입력 2018-06-26 10:49 수정 2018-06-26 11:10
왼쪽부터 윤종원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정태호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양천을 지역위원장. 국민일보 DB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핵심 경제 라인 교체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수석에 정태호 청와대(55) 정책기획비서관을, 경제수석에 윤종원(58) OECD 특명전권대사를, 사회혁신수석을 시민사회수석으로 이름을 바꿔 이용선(60) 더불어민주당 양천을 지역위원장을 임명했다.

일자리 대책, 최저임금 인상, 노동계와의 조율 등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을 보좌해온 주요 경제 담당 청와대 참모들을 교체한 것이다. 지난 1년간 문재인정부 경제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교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은 사퇴설이 계속 제기됐던 장하성 정책실장은 유임시켰다. 수석들은 교체하지만, 컨트롤타워인 정책실장을 유임시킴으로써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변화는 없다는 사인을 준 것이다. 경제정책의 큰 방향은 유지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은 바꿔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지점이다.

정태호 신임 일자리수석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을 지냈다. 여권 내에서는 친노이자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지난 대선 당시 캠프에서 정책조율을 담당했다. 관료들과의 토론에서도 밀리지 않는 식견을 갖췄고, 문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참모로 통한다. 여권 관계자는 “캠프에서도 이론에 밝은 교수들과 행정 중심의 관료 출신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담당하는 일자리수석에 측근 인사를 임명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태호 신임 일자리수석은 정당과 청와대에서 정책 분야를 두루 경험한, 정치권에서는 상당히 정책통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문재인정부 첫 정책기획비서관 맡아 주요 국정과제를 기획 실행해왔던 분”이라며 “그 추진력으로 일자리 창출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 현 정부 일자리정책에 한층더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해석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윤종원 신임 경제수석은 재무부와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다. 기재부 경제정책국장를 거쳐 이명박정부에서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맡아왔다. 윤 신임 수석은 치밀하면서 선이 굵은 일처리를 한다고 평가 받는다. 관료사회에서 신임이 두텁다. 임 실장은 “최고 실력을 인정받는 경제정책 전문가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지속가능한 성장과 인간중심 패러다임을 강조해 왔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 철학에 대해 가장 부합하는 분으로서 경제전반 새로운 활력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또 신임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임명과 관련, “이 수석은 경실련 등 시민운동 노동 통일운동 제도정치 경험한 분”이라며 “청와대가 우리 사회 원로부터 각계 전반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틀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홍장표 전 경제수석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는 또 대통령 1부속비서관에 조한기 현 의전비서관, 의전비서관에는 김종천 대통령 비서실장실 선임행정관, 공석중인 정무비서관에는 송인배 현 제1부속비서관을 임명했다.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이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드루킹 특검에 대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종천 신임 의전비서관은 임종석 실장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