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박리,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률 1.4배 높다

입력 2018-06-26 10:18
성인 실명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망막박리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약 1.4배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대 청소년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약 3배 가량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은 오는 8월 망막병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진료한 망막박리 환자 2만5552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10대의 경우 남성이 1620명, 여성 541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3배 가량 많았다. 또 50대까지는 남성이 1만1579명, 여성 7317명으로 약 1.6배 높았지만 60세 이후 편차가 거의 없어지기 시작해 70세 이상부터는 되레 여성(1199명)이 남성(820명)보다 약 1.5배 많아져 눈길을 끌었다.

김안과병원 측은 이에 대해 50대 이하에서 남성이 야외활동이나 운동, 직업적 특성 등으로 조금 더 활발하고 과격한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특히 10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3배나 높은 발병률 차이를 보인 것에서 이런 경향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산업재해 등이 안구 외상의 원인이었다면 요즘은 스포츠, 폭력, 사회활동 등에 의한 안구 외상이 늘고 있는데 아무래도 남성이 이런 위험에 보다 많이 노출되어 있다 보니 망막박리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김안병원 관계자는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6156명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60대(4637명), 40대(4264명), 20대(3177명), 30대(2978명), 10대(2161명), 70세 이상(2019명) 등의 순서였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50대(3499명), 40대(2,738명), 60대(2302명) 순, 여성은 50대(2657명), 60대(2335명), 40대(1526명) 순이었다.

망막박리는 망막이 안구 내벽으로부터 박리되는(떨어지는) 상태를 말하는데, 망막이 안구 내벽에서 박리되면 망막에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시세포의 기능이 점차 떨어지게 되고, 방치할 경우 영구적인 망막위축이 발생하여 실명에 이르거나 안구가 위축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망막박리 발병률은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박리의 원인은 고도근시, 망막주변부의 변성, 백내장 등 눈 속 수술 후, 외상 등에 의해 구멍이 생기는 경우와 고혈압, 안구천공상 후, 당뇨망박병증 등에 의해 눈 속에 섬유조직이 자라 망막이 당겨지면서 박리되는 경우, 망막 아래 액체(삼출액)가 고여 발생하는 등 다양하다. 또한 이미 진행 중인 망막박리에 외부충격이 가해지면 악화될 수도 있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이동원 교수는 “망막박리는 발병 시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중증 안과질환이므로 증상을 느끼면 바로 안과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 동안 임상에서 남자에서 망막박리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느꼈는데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로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