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군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시신이 실종된 여고생 A양(16)으로 확인된 가운데 용의자 차량서 발견된 낫에서 A양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25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양의 아버지 친구이자 용의자인 B씨(51) 차량 트렁크 안에서 찾은 낫의 날과 손잡이 사이 자루에서 A양 유전자가 발견됐다. 하지만 경찰이 용의자 낫에서 찾은 A양 유전자는 혈흔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의문점을 키우고 있다. A양은 발견 당시 알몸이었고, 머리카락 대부분이 없었다. 시신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다.
경찰은 A양의 신원만 확인했을뿐 정확한 사인 규명 단계엔 이르지 못하고 있다. A양에 대한 1차 부검에서는 외상이나 신체 골절 등의 큰 상처, 시신 훼손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사인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용의자로 지목된 B씨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범행 동선이나 동기가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야산 정상 높이가 250m 가량이지만 A양 시신이 발견된 곳의 경사가 70~80도에 이를만큼 가파른데다 피해자 A양의 몸무게가 B씨보다 2㎏ 가량 무거웠다는 점을 들어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중이다. 또 A양 시신이 발견된 장소가 발견된 B씨 승용차로부터 도보로 30분 거리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A양이 범행 현장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산으로 도망가다 B씨에게 살해됐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경찰은 24일 오후 2시53분쯤 강진군 야산 정상으로부터 50m 아래 급경사로에서 A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정을 의뢰한 결과 A양이 맞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