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된 시신, 강진 여고생으로 확인

입력 2018-06-26 00:13


지난 24일 전남 강진에서 발견된 시신은 실종된 여고생 A양(16)으로 확인됐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5일 광주국립과학연구원에서 유전자 감정 결과 실종된 A양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망한 A양에 대한 1차 부검에서는 외상이나 큰 상처가 발견되지 않아 정밀감식에 들어갔다. 시신의 부패가 심해 사망원인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용의자로 추정된 A양의 아버지 친구 B씨(51)의 차량 트렁크 안에서 발견된 낫의 날과 손잡이 사이 자루 부분에서는 A양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숨진 A양의 사인에 B씨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드러남에 따라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경찰서는 발견된 시신이 A양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부검과 감식을 통해 강력사건 관련 여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고 수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양은 24일 오후 2시53분쯤 강진군 도암면 매봉산 정상으로부터 50m 아래 급경사 지점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곳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산길에서도 50m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사가 70∼80도로 급격히 험준한 곳으로 접근하기가 어려워 경찰의 초기 수색에서도 배제됐던 지역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어른 키만큼 높게 자란 덤불 속에 파묻혀 있다 발견됐는데 3일 전 투입된 체취견이 찾아냈다.

누군가에 의한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시신을 유기한 데다 의도적으로 시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옷을 벗겨 신원 파악을 어렵게 했다는 추측이다.

이에 따라 면식범의 단독 범행이거나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까지 혼자 시신을 옮기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장소에서 피해자가 사망했다면 공범의 도움을 받아 옮겼을 것으로 추측된다.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아버지 친구가 소개해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해남 방면으로 가고 있다”며 친구에게 SNS 메신저를 보낸 뒤 2시간30여분 만인 오후 4시24분쯤 시신발견 현장 부근에서 휴대전화 신호가 끊기며 행적이 사라졌다.

용의자인 B씨는 자신의 차량으로 실종 당일 A양 집 인근과 시신발견 현장 부근에서 2시간30분가량 머문 것이 CCTV 영상으로 확인됐다. B씨는 A양 어머니가 실종 당일 밤 자신의 집을 찾아오자 뒷문을 열고 밖으로 달아난 뒤 다음 날 오전 6시17분쯤 1㎞ 정도 떨어진 공사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남=김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