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시신은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시켜준다며 메시지를 남기고 실종된 여고생 A양(16)으로 최종 확인됐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5일 광주국립과학연구원에서 유전자 감정 결과 실종된 A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망한 A양에 대한 1차 부검에서는 외상이나 큰 상처가 발견되지 않아 정밀감식에 들어갔다. 시신의 부패가 심해 사망원인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용의자로 추정된 A양의 아버지 친구 B씨(51)의 차량 트렁크 안에서는 A양의 유전자가 검출된 낫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숨진 A양이 용의자 B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수사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강진경찰서는 발견된 시신이 A양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부검과 감식을 통한 사인을 확인해 B씨와의 범죄 연관성 여부에 대해 수사해 나가겠다고 25일 밝혔다.
A양은 24일 오후 2시53분쯤 강진군 도암면 매봉산 정상으로부터 50m 아래 급경사 지점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곳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산길에서도 50m 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사가 70~80도로 급격히 험준한 곳으로 접근하기가 어려워 경찰의 초기 수색에서도 배제됐던 지역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어른 키만큼 높게 자란 덤불 속에 파묻혀 있다 발견됐는데 3일 전 투입된 체취견이 찾아냈다.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아버지 친구가 소개해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해남 방면으로 가고 있다”며 친구에게 SNS 메신저를 보낸 뒤 2시간30여분 만인 오후 4시24분쯤 시신발견 현장 부근에서 휴대전화 신호가 끊기며 행적이 사라졌다.
A양은 실종 전날인 15일에는 메신저를 통해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메신저를 잘 보고 있어라. 위험하면 신고를 해달라”는 위험을 감지한 글을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A양이 친구에게 메신저를 보내기 30분전인 오후 1시30분쯤 집을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A양이 집을 나가기 1주일 전쯤 학교 앞에서 B씨를 우연히 만나 아르바이트를 소개받기로 했다는 추가 사실을 A양 친구로부터 확인했다.
B씨는 자신의 차량으로 실종 당일 A양 집 인근과 시신발견 현장 부근에서 2시간30분가량 머문 것이 CCTV 영상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특히 B씨가 A양이 사라진 직후 집으로 돌아와 차량 세차를 했으며 집에서 옷가지로 추정되는 물건을 태운 흔적을 확인했다. 사건 당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게에 두고 나간 사실도 확인했다.
B씨는 A양 어머니가 실종 당일 밤 자신의 집을 찾아오자 뒷문을 열고 밖으로 달아난 뒤 다음 날 오전 6시17분쯤 1㎞ 정도 떨어진 공사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강진 매봉산 시신, 실종 여고생으로 최종 확인..경찰 타살 가능성 두고 수사
입력 2018-06-25 23:08 수정 2018-06-25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