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패션은 트럼프를 괴롭히기 위한 것?

입력 2018-06-25 18: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나는 정말 상관 안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이라는 문구가 쓰인 재킷을 입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불법 이민자 아동·청소년 수용시설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AF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불법입국자 아동·청소년 수용시설을 방문할 때 입은 재킷을 놓고 새로운 해석이 나왔다. 멜라니아가 패션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일부러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배우 케빈 멕헤일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멜라니아의 패션은 그녀의 남편을 괴롭히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가디언 등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논란이 된 재킷 뒷면의 “나는 정말 상관 안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문구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추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직하다는 것을 깨달은 멜라니아 여사가 더 이상 그의 생각을 신경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패션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가 옷을 선택할 때 남들보다 신중하다는 점도 그가 패션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히고 있다는 의견을 뒷받침한다. 멜라니아 여사는 과거 인터뷰에서 “내가 원하는 옷을 시의적절하게 입는다”고 밝혔다. 대중 앞에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대신 옷으로 말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멜라니아 여사가 2016년 10월 9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개최된 2차 대선후보 TV토론회장에 '푸시 보우(pussy-bow)' 스타일의 옷을 입고 등장했다. AFP뉴시스

멜라니아 여사의 패션이 화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대선후보 토론회장에서는 ‘푸시 보우(pussy-bow)’ 스타일의 핑크색 블라우스를 입고 와 논란에 휩싸였다. 토론 전 유출된 트럼프 대통령의 음담패설 녹취록 중 ‘여성의 성기(pussy)를 움켜쥔다’는 표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멜라니아의 패션을 이해할 수 없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그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리한 잽’을 날린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가디언은 “이게 멜라니아가 ‘나쁜 여자’(nasty woman)가 되는 방법인가”라고 묻고 있다.

올해 초 화제가 된 ‘힐러리풍’ 흰색 바지정장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과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추문이 터진 후 멜라니아 여사는 힐러리 클린턴이 입었던 흰색 바지정장과 비슷한 옷을 입고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작년 트럼프 취임식 때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가 민주당원들과 함께 흰색 바지정장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