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이라고 해서 항암 치료를 포기하거나 소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하지만 혈액암의 경우 60세 이상 고령 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늘면서 성공적인 항암치료를 할 수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 혈액종양내과 변자민 교수는 두 건의 연구를 통해 60세 이상 고령의 암환자도 성공적으로 항암치료를 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고 25이 밝혔다.
혈액암의 경우, 기대 수명 증가 및 여러 환경적 요인에 의해 고령층에서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 보고에 따르면 국내 70세 이상 급성 백혈병 환자의 비중이 약 10%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림프종 환자 비중은 매년 3.4%, 다발성 골수종은 3.5%씩 증가하는 추세다.
변 교수는 고령이더라도 환자 상태에 따라 표적치료제를 적절히 사용하고 부작용이 적고 강도가 낮은 치료요법을 적용해 암이 몸에서 사라지는 관해 상태를 만들 수 있음을 보고했다.
연구팀이 2006~2015년 국내 13개 대형병원의 60세 이상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표적치료제를 적절히 사용할 경우 고령 암환자의 치료 효과가 크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표적치료제· 저강도 항암치료를 통해 87.2%의 완전 관해율(종양 완전 소멸)에 도달하고 환자의 증상 완화와 생존율 증가를 이끌 수 있었다.
또 60세 이상 B세포 림프종 환자 192명을 대상으로 표준치료 요법을 적용한 결과 3년 이상 생존율이 70%를 넘었다. 단 75세 이상 환자의 경우 치료 효과가 비교적 낮으며 부작용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
변 교수는 “고령 암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늘어나 성공적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령화로 인해 노인 암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