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 김신욱, 김민우… 상처뿐인 태극전사들

입력 2018-06-25 13:55
사진 = 멕시코에 2대1로 패한 후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장현수. AP뉴시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가까스로 월드컵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처만 안게 된 이들이 있다. 장현수와 김신욱, 김민우가 바로 그들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에서 2연패를 기록했다. 24일 독일이 스웨덴에 극적인 2대1 역전승을 거두면서 가까스로 마지막 3차전까지 16강 진출 희망을 이어가게 된 한국이지만 전망은 그리 썩 밝지 않다.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던 만큼 국민들과 팬들의 질타와 비난이 이어졌다. 특히 장현수와 김신욱, 김민우는 그러한 뭇매에 중심에 서있다.

장현수에 대한 비난 여론은 현재 절정에 치달은 상황이다. 장현수는 조별리그 2차전인 멕시코전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다.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 역시 상대 공격수 치차리토에게 날린 슬라이딩 태클이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많다. 장현수가 태클이 아니라 끝까지 서서 버티는 수비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이미 1차전인 스웨덴과의 경기에서도 부진했던 장현수였기에 비난의 강도는 더했다. 앞선 경기에선 그의 패스미스가 김민우의 파울로 이어져 스웨덴이 VAR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경기가 끝난 후 장현수의 무리한 패스가 박주호의 햄스트링 부상을 입힌 것이라는 지적 역시 잇따랐다. 현재 장현수는 잇따른 악플 세례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굉장한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신욱은 신 감독 ‘트릭’의 첫 번째 피해자가 됐다. 기본적으로 김신욱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공격전술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될 또 하나의 백업 카드로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다. 하지만 신 감독은 스웨덴전에서 김신욱을 가장 앞선 라인에 세우는 파격적인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고 실험에 대한 결과는 참담했다.

김신욱은 손흥민과 황희찬과 같은 다른 공격자원들과 유기적인 패스플레이를 이어가지 못했고, 그의 느린 발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빠른 역습 상황에서 템포를 늦췄다. 결국 김신욱은 신 감독의 전술적 오판과 함께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되며 온갖 조롱과 비난을 떠안게 됐다.

사진 = 멕시코 카를로스 벨라가 공다툼을 벌이는 김민우. AP뉴시스

김민우는 스웨덴전에서 부상을 당한 박주호의 대체요원으로 투입됐지만 부진한 활약을 이어갔다. 앞서 스웨덴전에서 무리한 태클로 상대에 페널티킥을 허용한데다 2차전에서도 기술이 좋은 멕시코 선수들을 제어하는 데 애를 먹으며 크로스 하나를 올리지 못했다. 김민우 또한 조별예선 2연패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순 없었다. 앞서 스웨덴전이 끝난 후 “제 실수로 인해 팀이 패했다. 너무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실책으로 인한 자책감과 쏟아지는 비난에 평정심 유지가 어렵게 된 이들이다. 비난 여론이 잇따르는 가운데 신 감독 역시 이들에 대한 독일전 투입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선수 개개인이 받는 스트레스는 팀 전체의 사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 선수를 독일전에 출장시킴으로써 심리적 무게감을 덜어낼 기회를 부여할지, 아니면 지금과 같이 월드컵에서 상처만 안고 귀국길에 오르게 할지는 신 감독의 선택에 달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