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이민 무관용 정책은 계속된다”

입력 2018-06-24 20: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상원의원 딘 헬러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 앞에서 ‘불법이민 무관용 정책’을 다시 강조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번 중간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상원의원 딘 헬러를 지원하기 위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했다. 그는 “이민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굉장히 강해져야 한다”면서 “우리가 국경을 수호했기 때문에 내가 당선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의 막후 압박으로 불법 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철회했던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을 향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그는 “불법 이민 문제는 민주당이 일찍이 해결했어야 했다”면서 “민주당이 국경을 열어서 MS-13이 온 나라에 있게 됐다”고 말했다. MS-13은 엘살바도르의 최대 범죄조직으로 최근 미국에서 세력을 급속해 확장한 갱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을 MS-13에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러의 경쟁 상대인 민주당 하원의원 재키 로젠을 “괴짜 재키(Wacky Jacky)”라고 부르며 비하하기도 했다. 그는 로젠 의원이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과 네바다주 리노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여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괴짜 재키는 ‘포카혼타스’(워렌 의원)와 함께 선거운동했다”며 인디언 혼혈임을 주장해온 워렌 의원을 다시 한번 조롱했다. 앞서 인디언 원주민단체 대표들은 트럼프의 이런 발언에 대해 비열하고 폭력적이라 반발했었다. 로젠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하찮은 모욕과 거짓말로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바다주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던 곳이다. 공화당 소속인 헬러 의원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겼던 지역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호텔 밖에서는 불법 이민자 가족 격리 수용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300여명이 모인 시위대는 “나는 상관 있는데 너는 왜 그러지 않니?(I really do care why don't you?)” “트럼프를 우리 안에 넣어줘(Put Trump in a cage)”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는 멜라니아 여사가 최근 “나는 상관 안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이라는 글귀가 적힌 재킷을 입고 어린이들이 강제 격리된 시설을 방문한 것을 빗댄 표현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