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등 전국 항만에 ‘붉은 불개미’ 방재·검역 비상

입력 2018-06-24 12:42

부산항 등 전국 항만에 ‘붉은 불개미’ 방재와 검역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지난 20, 21일 이틀간 부산항 자성대부두(허치슨 터미널)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개미집 11개, 공주개미 11마리, 일개미 3000여 마리와 알 150여 개를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방역당국은 부산항 발견지점 주위 4000㎡ 내 컨테이너 2153개의 이동을 제한하고, 컨테이너마다 외부 정밀 조사와 소독을 실시한 뒤 반출하도록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붉은 불개미의 유전자 조사를 통해 유입국가와 컨테이너를 조사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개미류가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큰 코코넛껍데기와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에 대해 수입 컨테이너 전체를 열어 검사할 방침이다. 해양수산부는 야적장 바닥 틈새 메우기, 잡초 제거, 방역 등의 환경정비에 나섰다.

국내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부산항에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이후 네 차례나 붉은 불개미가 발견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28일 부산항 감만컨테이너 야적장 인근에서 붉은 불개미 25마리가 발견됐고, 이튿날 붉은 불개미 1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됐다.


당시 정부는 전국 34개 항만 및 컨테이너기지에 예찰 트랩(덫)을 설치하고 조사를 벌이고, 전국 항만에 트랩 2358개를 설치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인천항에서 다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인천항으로 수입된 중국산 고무나무 묘목에서 붉은 불개미 의심 개체 1마리를 발견했다.

이어 지난 18일 평택항에서 붉은 불개미 700여 마리가 발견되면서 정부는 컨테이너 검역 절차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부산항만공사도 붉은 불개미의 유입·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황반, 현장대응반, 대외협력반으로 구성된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붉은 불개미는 애초 ‘살인 개미’라고 알려진 것처럼 치명적인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본부는 “붉은 불개미의 독에는 알칼로이드인 ‘솔레놉신’과 벌이 가진 펩타이드 독성분인 ‘포스포리파제’나 ‘하이알루로니다제’ 등이 포함돼 있다”며 “쏘이면 통증에 이어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세균에 감염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컨테이너 검역절차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부두를 중심으로 다각적인 방역에 나섰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