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타의 힘은 단순한 선수로서의 영향력을 넘어 때때로 엄청난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과거 코티드부아르의 내전을 한동안 멈추게 했던 디디에 드록바가 그렇고, 현재의 모하메드 살라가 그렇다.
리버풀 시장 스티브 로테람은 23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살라가 리버풀에서 이슬람에 대한 장벽을 부쉈다”며 “한 사람에 의해 이슬람포비아(이슬람 민족에 대한 혐오증)가 붕괴되는 경이로운 일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경찰 통계에 따르면 살라가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2017년 8월 이전엔 머지사이드는 잉글랜드에서 런던과 맨체스터 다음으로 세 번째로 이슬람 교도에 대한 혐오 범죄가 많은 도시였다. 로테람 시장은 범죄율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정확한 수치에 대해선 밝히진 않았지만, 살라로 인해 이슬람 교도에 대한 혐오 범죄가 눈에 띄게 많이 줄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리버풀 팬들의 살라 응원가에는 “모스크에 앉아 있고, 내가 가고 싶은 곳에”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모스크는 이슬람 사원을 뜻하는 말이다.
로테람 시장은 “살라는 필드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강한 영향력을 가진다”며 “살라가 한 일이 존 반스가 80년대 흑인 사회를 위해 한일이라 생각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스는 과거 1980년대 인종차별의 잔해가 남아 있던 시절, 잉글랜드 머지사이드에 위치한 클럽에서 첫 번째로 주전자리를 꿰찬 흑인 선수다. 그때 당시 많은 이들이 그가 흑인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주전으로 뛰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었다. 하지만 반스는 뛰어난 실력과 훌륭한 인품으로 그러한 의문부호를 모두 불식시켰다.
과거 리버풀 선배였던 반스처럼 살라 역시 엄청난 파급효과를 자아내고 있다. 그만큼 살라는 이번시즌 환상적인 활약으로 리버풀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살라는 2017-18시즌 푸리미어리그 그 최다골인 32골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PF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