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귀국하는 문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 빈소갈까?

입력 2018-06-24 09:03 수정 2018-06-24 13:50

이낙연 국무총리가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조문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빈소에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인은 생전 문 대통령과 사실상 대척점에 섰던 보수인사로 관계가 썩 좋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조문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이 총리는 23일 오후 김 전 총리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동정에 대해 말하는 것이 옳지는 않지만 사견을 전제로 말한다”며 “아마도 오실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훈장 수여에 대해서도 이 총리는 “현대사의 오랜 주역이었고 전임 총리였던 만큼 공적을 기려 정부 차원에서 소홀함이 없이 하겠다”며 “훈장 추서는 우선 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오전까지 어떤 훈장을 추서할 것인지 방침이 정해지면 바로 훈장을 보내드리고 국무회의 의결은 사후에 하겠다”고 한 이 총리는 “과거 전례가 있다. 운구와 하관에 이르기까지 장의 절차 모시는 데에 소홀함이 없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문 직후 문 대통령의 조문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이 러시아 일정이 있어서 아직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2박4일간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오늘 낮 서울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고 김 전 총리는 생전에 문 대통령을 탐탁치 않아했다. 김 전 총리는 2016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대권 후보였던 문 대통령에 대해 “문재인은 이름 그대로 문제”라고 혹평했다. 문 대통령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내놓은 자신의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당시의 인터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총리를 “정말 많은 문제를 가슴에 품고 고뇌하고 있는 제 모습을 정확하게 본 노련하고 노회한 은퇴 정치인”이라며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든다. 언제 때 JP인데 지금도 JP냐. 구식정치를 벗어야 한다. 난 JP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적었다.

앞서 김 전 총리는 23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김 전 총리 유족 측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렸다. 김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김 전 총리 빈소로 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