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퀴어축제도 행사주최측-반대단체 곳곳에서 마찰

입력 2018-06-23 22:13 수정 2018-06-23 22:40
대구퀴어축제가 열린 23일 대구 동성로에서 동성애자 축제를 반대하는 기독교단체 회원들과 퀴어축제 참가자들이 경찰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대구퀴어축제’(동성애자 축제)가 열린 23일 행사장인 대구 동성로 일대는 행사 주최 측과 반대 측의 마찰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대구퀴어축제에 참가한 동성애자들과 관계자 1500여명은 이날 오후 5시 행진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전국에서 모인 기독교들인과 동성애 반대 단체 회원 1500여명이 길을 막아서면서 40여분간 행진을 하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반대단체 회원들은 길을 막은 채 애국가 등을 부르며 동성애자 축제 반대 의사를 강하게 나타냈다. 길이 막힌 퀴어축제 참가자들은 방향을 돌려 행진을 했다.

지역 기독교인들과 반대단체 회원들은 앞서 이날 오후 4시까지 퀴어축제 행사장과 200여m 떨어진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이 주최한 ‘생명·사랑·가족 캠페인’을 열었다. 이들은 등에 ‘동성애는 유전이 아닙니다’ ‘남자며느리 NO 여자사위 NO’ ‘사랑하기 때문에 반대해요 꼭 돌아와요’ 등의 문구가 적힌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고 찬양과 율동 등의 공연을 보며 동성애 반대 집회를 이어갔다.

기독교인들과 퀴어축제 반대 단체 회원들이 23일 대구 2.28공원에서 동성애자 축제를 반대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김영환 사무총장은 “7만5000명이 넘는 대구시민이 동성애자 축제 반대 서명을 했다”며 “시민들의 공간인 동성로가 퀴어축제 행사장이 되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대 행사를 마친 뒤 퀴어축제장으로 이동해 퀴어축제 참가자들의 행진을 막았다. 앞서 반대 행사가 진행 중일 때도 동성애 관련 부스가 차려진 동성로 곳곳에서 기독교단체 회원들이 동성애자 축제 반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반대 1인 시위 등을 벌였다. 양측은 서로의 주장을 펼치며 다투기도 했지만 큰 충돌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이날 경찰은 충돌에 대비해 경찰 병력 1000여명을 동성로 주변에 배치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