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정치에 족적 남겼다” 청와대·정치권 애도

입력 2018-06-23 15:33 수정 2018-06-23 15:53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별세 소식에 청와대와 정치권이 잇따라 애도를 표했다.

청와대는 23일 “한국 현대 정치사에 남긴 고인의 손때와 족적은 쉬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시와 서, 화를 즐겼던 고인은 걸걸한 웃음으로 각박하고 살벌한 정치의 이면에 여백과 멋이라는 거름을 주었다”며 “고인의 존재감만큼이나 그의 빈자리는 더 커 보일 것이며 우리는 오래도록 아쉬워할 것”이라고 조의를 표했다.

김종필 전 총리가 지난 2010년 서울 중구 청구동 자택에서 신년 인사 겸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예방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기 직전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있다. 바로 옆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생일 축하 난이 놓여있다. 국민일보DB

또 더불어민주당은 박범계 수석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별세를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별세로 이제 공식적으로 3김 시대가 종언을 고한 셈”이라며 “고인의 정치 역경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살아가는 후대에 미뤄 두더라도 고인은 한국 현대사 그 자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와 배고픔을 이겨내고 오늘의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그분의 족적이 너무나 중요하게 느껴진다. 보수정당의 절체절명 위기에 김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을 접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은 유의동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영면에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의 영면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한 축이었던 3김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고 애도했다. 이어 “고인이 생전에 바라던 대한민국 정치발전, 내각제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발전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과제로 남았다”며 “하지만 이는 역사의 단절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미래로 연결된 하나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민주평화당은 장정숙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에게 친근한 별칭인 JP로 불렸던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DJP연합을 통해 ‘국민의 정부’ 출범에 큰 기여를 하셨다”며 “국민의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포함하여 두 번의 국무총리를 역임했으며, 9선의 국회의원으로서 국가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한국현대사의 거목”이라고 기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그가 5.16 등을 뺄 수만 있다면 가장 멋진 정치인이셨다”고 김 전 총리를 추모했다. 박 의원은 “총리와 장관 관계로 모셨지만 애국심과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셨다”며 “총리 재임 중에도 수석들과 정례적인 식사 자리를 마련하면서 권력의 흐름을 파악하시는 탁월한 판단력을 가지셨으며 총리 퇴임 후에도 신당동 자택으로 밤 늦게 김대중 전 대통령(DJ)와의 의견 조율차 방문하면 고 박영옥 여사님과 따뜻하게 맞아 주셨으며 그때마다 2인자의 길을 가시는 혜안에 감탄했다”고 회상했다.

정의당은 김 전 총리의 ‘자연인’ 신분에 방점을 찍었다.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연인 김종필의 명복을 빈다”면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질곡마다 흔적을 남겼던 고인의 기억은 사료와도 같은 가치가 있었다. 5.16 쿠데타 주역으로 부상해 3김시대를 거쳐 DJP연합까지 이어진 그야말로 영욕으로 점철된 삶이었다”고 평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