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의 진’을 친 신태용 감독이 멕시코를 상대로 어떠한 선발라인업을 들고 나올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전을 치룬다.
이미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과의 수 싸움에서 대승을 거둔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여러 포지션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한국의 강점으로 꼽았다. 오소리오 감독은 22일 경기를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이 구사하는 포메이션은 다양하다”며 “스리백으로 나올 수도 있고, 신 감독이 어떻게 결정할 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한국이 구사 가능한 포메이션이 3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오소리오 감독은 멕시코 선수들의 절대적인 신망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멕시코의 중앙 미드필더 미겔 라윤은 독일전이 끝난 후 오소리오 감독에게 “그는 모든 상황에 따른 다른 수를 준비하는 천재 전술가”라며 “정말로 우수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신 감독은 20일 훈련부터 멕시코를 상대로한 자신의 밑그림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비공개 훈련을 지시하며 다시 한번 전략을 꽁꽁 감추고 있다. 오소리오 감독의 발언으로 봤을 때, 상대에게 혼란을 주기 위한 신 감독의 의도가 어느 정도 먹힌 셈이다.
신 감독이 플랜A로 내세우는 전술은 손흥민과 황희찬을 앞세운 4-4-2다. 하지만 신 감독은 그동안 평가전에서 수차례 기성용을 내린 3-5-2 형태의 스리백을 실험해 왔다. 또한 스웨덴에선 김신욱을 앞세운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신 감독은 포백과 스리백, 투톱과 스리톱을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바꾸는 국내 유일의 지도자다. 이번 멕시코전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해왔던 4-4-2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신 감독의 다른 ‘트릭’ 역시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멕시코가 중앙밀집형태의 수비전략을 들고 나온 지난 독일전과는 달리 한국과의 싸움에선 라인을 올려 상당히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속공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옅어지는 수비진의 뒷공간을 발이 빠른 손흥민과 황희찬이 공략할 수 있을 것인지가 승부처로 꼽히고 있다. 스웨덴전에선 실패로 돌아갔지만 평균 신장이 낮은 멕시코의 센터백들을 상대로 김신욱의 높이를 이용한 플레이 역시 신 감독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카드다.
16강 진출 확정을 노리는 멕시코와 벼랑 끝에 서있는 한국.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분명한 양 팀이기에 서로 공격적인 운영을 들고 나올 전망이다. 신태용과 오소리오, ‘여우’ 같은 두 지략가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멕시코 전에서 결정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