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대거 입국한 예멘인들의 난민 수용 문제가 쟁점에 올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가 (난민) 부담을 떠안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22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난민신청자)들을 대놓고 배척할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 제주도가 이 부담을 떠안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탈북인들이 내려온다면 받아야겠지만 예멘이나 시리아에서 발생한 난민이 제주도로 들어온 것은 순전히 (무사증을 시행하고 있는) 제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걸 두고 국제사회가 ‘이왕 (난민들이) 갔으니 개개의 지방정부나 국가가 이들을 다 맡아라’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도 예전에 한국전쟁 당시 피난 갔던 사람들인데 피난 온 사람들을 박대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최소한의 난민규약에 따라 중앙정부와 협력해서 가급적 원만하게 대처하는 게 우선적인 목표”라고 전제했다.
또 “독일에서도 난민을 수용하는 입장을 취하다가 이 사안으로 정권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 (난민 문제가) 정말 어려운 문제”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후유증 없이 지금 들어와 있는 분들의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는 제주도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예멘인들의 입국을 반대하는 일부는 오는 30일 반대 집회를 예정하고 있으며,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엿새 만에 30만명을 돌파했다.
수용을 찬성하는 측은 ‘생존의 문제’를 주장한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배우 정우성은 지난 20일 SNS를 통해 “오늘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이해와 연대로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달라”고 적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