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로 인간과 소통했던 서부로랜드 고릴라 코코가 46세로 죽었다고 뉴욕타임스(NYT)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코를 연구했던 미국 고릴라 재단은 “우리가 사랑하는 코코의 죽음을 알리게 돼 슬프다”며 “그녀(코코)는 자고 있는 동안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1971년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에서 태어난 코코는 프랜신 페니 패터슨 스탠퍼드대 박사에게 수화를 배웠다. 코코는 수화로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했다. 1984년 새끼고양이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코코는 수화로 “고양이, 운다, 아프다”고 말했다. 1998년에는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에 접속한 인간들과 “나는 음료를 좋아해” 등의 대화를 나눌 만큼 실력이 늘었다.
수화하는 고릴라 코코가 유명세를 탄 것은 1978년 세계적인 과학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 표지 모델로 등장하면서다. 코코가 거울에 비춘 자기 모습을 카메라로 찍는 장면이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일부 과학자들은 코코가 수화를 구사한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과학자들의 의심에도 불구하고)코코는 벌목과 밀렵으로 중앙아프리카 서식지에서 밀려나고 있는 로랜드 고릴라의 ‘대사’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