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맨날 악플 달면서 또 주문”… 외국인 손님과 냉면집 사장의 대결

입력 2018-06-23 06:00
사진=모 배달 애플리케이션

사진=모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 어플리케이션이 보편화된 요즘, 후기와 사장님의 댓글은 ‘배달을 시킬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손님과 사장님의 몇달에 걸친 대화가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손님은 영어와 한국어, 러시아어를 혼용해서 꾸준히 후기를 남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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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냉면이 너무 질척거린다며 불만을 표해왔습니다. 질척거린다는 리뷰가 계속되자 사장님은 ‘육수를 넣어 비벼 먹으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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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어플 배달 요청사항에 ‘오이 빼고 다데기 따로 많이 포장’이라고 한국말로 써서 주문했습니다. 그럼에도 오이가 포함된 음식이 도착하자 비속어와 함께 답글을 남겼습니다.

“한국말을 못 알아 듣습니까? 내가 오이 필요없다고 했잖아요” 라는 거친 항의에 사장님은 땀 흘리는 이모티콘(;;;)으로 당황을 표현했습니다.

사진=모 배달 애플리케이션

계속해서 거친 표현과 함께 불만을 표현하자 사장님은 “항상 악플을 달면서 왜 매일 주문하시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사진=모 배달 애플리케이션

그러나 늘 불평만 하는 건 아니었는데요. 늘 업주에게 1점만 주었던 손님은 최근 2점을 주며 ‘특별할 게 없다’는 평을 달았습니다. 인색하긴 하지만 그간의 거친 언사에 비해선 다소 유순해진 태도입니다.

사진=모 배달 애플리케이션

놀랍게도 가장 최근엔 5점을 달았습니다. 사장님은 러시아어로된 평가에 대해 ‘만족하신건가요?’라고 물으며 ‘오랜만에 칭찬해주셨다’고 답했습니다.

다소 거침없지만 평가가 극과 극으로 달라지는 솔직한(?) 손님의 태도와 꾸준히 ‘악플’에 가까운 평가를 남기는데도 손님을 무시하지 않는 속깊은 사장님의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사진=모 배달 애플리케이션

한편 평가 댓글을 자주 달고 있는 이 손님에게 다른 가게 사장님은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기도했습니다. 그는 “한국에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며 “다른집들도 저처럼 상처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음식에 대한 정직한 평가는 업주와 다른 손님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지만, 솔직함과 무례함은 구분해야하지 않을까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손민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