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집을 나간 강진 여고생이 일주일째 소재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2일 실종된 여고생 A양(16)의 휴대전화 이동 동선과 B씨 차량의 이동 동선을 정밀 분석해 수색 및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B씨 차량에 A양의 탑승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CTV 분석 중에 있으나, 차량 전면 유리창의 짙은 썬팅으로 인해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색에는 경찰 9개 중대와 소방대원 등 853명, 헬기 1대, 드론 4대, 탐지견 7마리 등이 동원돼 A양을 찾고 있다.
경찰청 실종분석전담반 7명을 비롯해 광주·전남경찰청 범죄분석관 3명,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감식·미제·실종전담형사 17명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여기에 의용소방대와 주민 등 60여명도 A양 찾기에 동참했다.
수색은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 일대와 도암면과 군동면의 저수지에서도 수중수색을 병행하고 있다.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아버지 친구가 소개해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해남 방면으로 가고 있다"며 친구에게 SNS 메신저를 보낸 뒤 2시간30여분만인 오후 4시24분쯤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A양은 전날 친구에게 "내일 아르바이트를 가는데 위험한 일이 생기면 신고해달라"는 메신저를 보내기도 했다.
아버지 친구 B씨(51)는 A양 실종 하루 만인 17일 오전 6시17분쯤 자택과 약 1㎞ 떨어진 공사현장에서 공사도구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A양의 부모가 집을 찾아오자 뒷문을 통해 달아나는 모습이 CCTV에 잡혔으며, 집에서는 의류로 추정되는 물건을 태운 흔적이 발견됐다. B씨는 또 A양 실종 직후 집에서 자신의 차량을 세차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B씨의 집에서 찾은 소각 잔해물과 차량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다.
B씨는 A양을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16일 오후 9시20분쯤 자신의 차량을 몰고 집을 나선 지 13여분 만에 돌아오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또 같은 시간대 B씨의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군동면 인근 저수지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B씨가 머문 것으로 보이는 저수지와 인근 숲속도 수색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실종된 A양의 SNS 메신저와 숨진 B씨의 행적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일단 A양을 찾는데 경찰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