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신용등급 AA- 유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여전히 부담”

입력 2018-06-22 15:20
IMF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페어몽 호텔에서 제임스 맥코맥 피치(Fitch) 신용평가사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을 접견,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뉴시스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의 앞으로의 신용 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22일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각각 ‘AA-’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유지 결정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들어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내 긴장이 완화된 점은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 재정 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피치는 한국의 성장률이 올해 2.8%, 2019년 2.7%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빠른 고령화와 낮은 생산성을 고려하면 2.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또 우리나라의 정부부채는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인 AA등급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전체 공기업 부채의 경우 명시적 보증채무는 낮은 수준이나, 묵시적 우발채무는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거버넌스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투명성 제고, 정부-기업 간 분리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개혁 등을 통해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피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신용 상태 우수’를 나타내는 AA등급(AA+ ~ AA-) 중에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제발전 수준은 국민소득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국내 가계부채의 규모가 크고 증가 속도도 빠르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나 피치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한편 올해 피치가 최상 등급인 AAA등급으로 분류한 나라는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 11개국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AA-등급을 받은 국가는 대만, 벨기에, 카타르 등이 있었다.

우승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