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에서 신종 환경호르몬과 발암 물질이 다량으로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청원에는 대구 수돗물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22일 대구방송 TBC는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과불화화합물 대책’이라는 내부 문건을 단독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과 24일 매곡과 문산취수장에서 8종의 과불화화합물이 다량으로 검출됐다.
과불화화합물은 불소와 탄소가 결합한 화학 물질로 프라이팬 코팅제와 반도체 세정제, 살충제 등에 사용된다. 신종 환경 호르몬인 과불화옥산탄은 발암 물질로도 분류됐는데 몸 속에 쌓여 생체 독성을 유발해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또 과불화화합물은 고도 정수 처리를 거쳐도 10~15% 밖에 제거되지 않고 끓이면 농도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같은 보도 이후 대구 시민들은 청와대 게시판에 대구 수돗물 대책을 촉구하는 청원을 잇따라 올렸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4건의 청원이 진행 중이다.
한 청원인은 “(대구 수돗물로) 제 아기에게 발암물질로 분유를 태워먹이고, 밥을 지어 먹이고, 씻기고, 옷을 빨아입히고(했다)”며 “생각만해도 화가 치솟는다”고 분노했다. 그는 “빠른 대안을 마련해주시고, 대구시민들이 알 수 있게, 전 국민이 알 수 있게 투명하게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청원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8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를 표했다.
“대구시 수돗물 발암물질 검출”이라는 제목으로 이날 올라온 청원은 7월22일 마감된다. 청원에 동참한 시민이 20만명이 넘게 되면 정부가 답을 해야 한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