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이어 부산까지 ‘붉은불개미’ 발견…정부, “추가 확산 가능성 낮아”

입력 2018-06-22 11:06 수정 2018-06-22 11:15
붉은불개미

정부가 지난 18일 평택에 이어 20일 부산까지 붉은불개미가 발견되자 총력 대응에 나섰다. 붉은불개미 군체는 발견됐으나 여왕개미가 발견되지 않아 추가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추가 조사를 벌이고 선제적 방역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항만은 물론이고 그 배후지역과 다른 항만·국제공항 등에 대한 예찰과 방제조치를 선제적으로 추진할 것”을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해당 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관리본부 농촌진흥청 관세청 등이다.

긴급민관합동전문가들은 “여왕개미가 발견되지 않았고, 공주개미가 날개가 달린 채 발견된 점, 수개미는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공주개미가 결혼 비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조사는 필요하다”고 잠정 조사 결과를 밝혔다.



정부가 파악한 붉은불개미 발견 현황은 이렇다. 20일 부산항 허치슨 부두에서는 개미집 11개, 공주개미(여왕개미가 되기 전 미수정 알개미) 11마리, 일개미 3000여마리, 알 150여개가 발견됐으나 여왕개미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평택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는 애벌레를 포함해 일개미 700여마리가 발견됐으나 군체가 작고 번식 가능한 불개미 개체가 발견되지 않아 초기 단계의 군체로 파악됐다.

자료: 국무조정실 제공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방제 작업을 실시했다. 평택과 부산의 발견지점 주위 4000㎡ 내의 컨테이너 총 3315개(평택 1162개, 부산 2153개)의 이동을 제한하고 컨테이너마다 외부 정밀 조사와 소독을 실시한 뒤 반출하도록 하고 있다. 발견 지점(평택 3곳, 부산 11곳)에 살충제와 뜨거운 물을 뿌려 긴급 소독을 실시했다. 또 평택항 주변 372곳, 부산항 주변 392곳에 붉은불개미 유인용 예찰트랩을 야적장 바닥 틈이나 풀 주변위에 설치해 예방에 나섰다고 한다.

정부는 ‘붉은불개미 예찰·방제매뉴얼’에 따라 총력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개미류가 섞일 가능성이 높은 코코넛껍질,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에 대해 수입 컨테이너 전체를 개장검사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 복건성 등 불개미 분포지역 11개성에서 수입되는 경우에는 수입자에게 자진 소독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자진소독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검역물량을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야적장 바닥 틈새 메우기 잡초제거 방역 등의 환경 정비를 하기로 했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 중 하나인 붉은 불개미는 서식력이 강해 국경에서 차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몸 속에 강한 독성물질이 있어 날카로운 침에 찔리면 가려움증을 동반한 심한 통증에 시달린다. 현기증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빈틈없고 유기적인 방역체제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구멍이 뚫리면 확산 양상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붉은불개미를 포함해 외래병해충을 발견하면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119, 054-912-0616)해 주기를 당부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